12월의 나는..

거의 절반은 병원에 있었고,

거의 절반은 집에서 누워만 있었다.

 

조산기로 급하게 입원을 했고,

그때... 신랑은 미국 출장을 가는 바람에..

혼자 병실에서 시간을 보내었다.

 

처음엔 너무 놀라, 예서걱정에 그리고 또... 경황없어 눈물이 나기도 했고,

엄마 아빠 없이 할머니와 같이 잘 지내준 예서덕에 그래도 휴가 비스무레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아이들은 확실히...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게 중요한거 같다.

고동이를 낳으러 병원에 가면 엄마가 재워주지 못하니 아빠와 할머니랑 같이 자야한다고

그전부터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입원내내 고동이는 언제 나오냐며 예서는 잘 있겠다고 나를 다독여주기도 했다.

 

대선이 있었다.

나는..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객관적 결론을 내리는게 불가능한 인간이다.

한번 꽂힌 사람에겐 한없이 관대하고,

한없이 너그럽다.

반면, 반대로 꽂힌사람에게는 너무나 엄격하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은 나에게 너무나 판타지 같은 사람이었다.

내가 어떻게 문재인을 알수있냐고? 만나보지도 않았는데?

나는.. 글을 읽으면 어느정도 사람의 파악이 가능하다 믿는다.

2011년에 알게된 문재인의 책과 트위터와 페북의 글들로..

나는 그사람의 내면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다 생각하며, 또 약간은 확신한다.

사사롭지 않은 사람.

기꺼이 정의로운 사람.

자신이 부족하다 부끄럽게 말할 수 있는 사람.

한번 마음 먹은 것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

사람에 대해 따뜻한 마음이 있는 사람.

 

책도 대필이고 트위터나 페북이 대필일 수 있다고.?

그럼... 그 한결같은 느낌을 낼 수 있는 대필을 고를수 있는 안목을 믿기로 했다.

아무튼... 2011년 총선과 마찬가지로 결과는.. 내가 원치 않은 결과로 끝이 났다.

난생 처음 대통령선거날 눈물이 났다.

아... 병신같다....

 

아직도 몇주 지났지만 뉴스를 볼 엄두도 안난다.

그 후로 간간히 올라오는 문재인전 후보의 뉴스만 보고 가슴을 친다.

이런 사람을... 어찌.. 이런 사람을...

5년후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으나.

이번이 마지막 대선이라고 한 만큼,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의 나라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

한순간에 바뀌는 건 바라지도 않고 불가능하다 생각한다.

다만...

내가 사는 나라의 대통령이 적어도 약자의 입장에서 모든 일을 결정한다라는

굳은 믿음이 지켜지길 바랬다.

그 결정난 일이 가끔은 실패가 되고, 의도치 않은 변수로 결과가 좋치 않다 하더라도

내가 지지한 사람의 의도는 정말 좋았다고 믿고 싶은..마음이었다..

 

하아.. 이미 지나간일..

앞으로 5년도.. 그리 흘러 갈게다.

5년..후면 39살이 될테지.

그때의 나는.. 여전히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이루어진다 했나..?

그래..진심으로 한번 원하고 노력해보자..

길게... 길게... 회사를 다닐 수 있는..그런... 꿈..

 

어찌되었건.. 2013년이 되었다.

대선의 결과도 내 의도와는 달랐고,

나는 내인생에서 아들과 딸을 낳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고동이는 예서와 자매가 되었다.

집안일은...해결되지 않았고,

새로 옮긴 회사에서 내가 생각하던 만큼의 일과 output이 나오지도 않았다.

고동이를 갖고 마치 임신하지 않은 여자마냥 억척스레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예서때와 마찬가지로 조산기로 고생을 하고 .. 하루하루 조심스레 살고 있기도 하고.

내 주변인들의 상황도 좋아진 경우보다는 그렇치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삶은 그러한 것 같다.

내가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렇치 않은 경우도 있다.

그저.. 이러한 삶에 내가 담담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묵묵히 인생이란 벌판에 칼바람을 맞고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는 것 같다.

 

이번 인생의 칼바람은 이정도여서 고맙다..

이번인생에서 칼바람 뒤에 따순 햇살과 게운한 물도 내어주어 고맙다.

내가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며

아픈 다리를 위해 잠시 쉬었다갈 의자같은 사람들을 만들어주어 고맙다.

비록...

내가 원치 않은 일들이 있다하더라도..

그래도 썩 괜찮은 인생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고맙고 감사하다.

이제 내일이면 34번째 생일을 맞게 된다.

갖고 싶은 것도 없고.

받고 싶은 것도 없다.

이 얼마나 풍요로운 상황인가....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과 얼굴 맞대고 웃으며

저녁이나 맛있게 먹으면 좋겠다.

하느님께 선물로... 건강한 우리 고동이 2월에 내 품에 안을 수 있도록 부탁한번 드려봐야겠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숫자 자체로 굉장히 친숙했던 2012년은 갔고

약간은 어색한.. 아무래도 3이 들어 있어서 그런거 같지만. 2013년이 되었다.

2013년... 나는 두아이의 엄마가 될테고..

또 한동안 전쟁같은 시간을 보낼테지만..

그또한 내 인생의 달디단 시간이라 생각하며 고맙게 생각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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