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월요일에 저번에 했던 정밀 초음파 재검을 하고 왔다.

영상의학과 선생님의 "No change라고 적어 " 를...듣고...

의식이 순간 뜨고 있음을 느꼈다..


진찰실에 들어가니 원래 담담하기 대장인 담당선생님께서..

" 이정도면 많이 좁은것도 아니고 관련 합병증도 없고, 애기도 주수에 맞게 잘 크고... 

  32주쯤에 할 후기 초음파할때 한번 봅시다." 라고 말씀하셨다.


명동에 있는 파스타 집에가서 밥을 먹었다.

착한 신랑이 월요일에 휴가를 내고 같이 가주어서 같이 밥을 먹으면서.

따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예서 옷을 사러 남대문에 가서 뽀로로 부츠와 티2개 레깅스 2개를 사고 집으로 돌아오니

벌써 2시 30분..


32주쯤에 할 후기 초음파는 훨씬 더 정밀한 초음파로 본다고 한다.

이게 말로만 듣던 심장초음파 뭐 그런건가...


누군가에게..
" 아이 완전 건강해... 걱정하지마.." 란 소리를 너무 듣고 싶어서

facebook의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위로를 한소끔 받았다.

걱정말라는 말을 듣고, 

화요일 출근..

손은 이미 검색창에 관련 증세를 적었고,

검색을 통해... 

아직 낳지도 않은 내 아이의 심장을 가르고 수술을 하고

그걸 지켜보며 쳐울고 있는 쓸데없는 상상을 했다.


정말 쓸데 없는 상상.

괜찮을거야... 설령 그렇치 않다 하더라도. 난 엄마니까 우리 고동이를 잘 지켜줄거야..

라는 말을 수없이 되내여도,

의식 한켠에는 먹먹함이 없어지진 않는다.


2008년에 인생에 대해 알게 된게 있다면.. 

인생은 행복이란 목적이 있고 거기까지 다다르기 위해 가는 과정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인생을 살다보면 그곳에서 행복을 느끼고 그것에 감사해야한다는 것을 배웠다.. 

행복 자체는 목적이 아니라는 것... 


2012년의 인생에서 배운것이 있다면,

인생을 살며 큰 일을 겪지 않으면 떙큐고, 만약 그런일을 겪게 된다면... 감당해야한다는 것이다.

그일이 내가 좌초했건 그렇치 않았건 말이다.



전철을 타며 퇴근길에 생각했다.

이제 100일도 안남은 내 임신기간을 걱정과 우려, 그리고 쓸모없는 상상으로 채울것인가.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를 잘 겪을 것인가

선택은 나의 몫인거다.


나는 내 자식들에게, 내 새끼들에게 

딱히 줄만한 유산이 없다.

내가 줄만한 유전자도 1%에 해당하는 아주 좋은것도 아니고,

그저 내 장점이라고 할만한건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것과 밝음이니..

우리 고동이가 내 안에 있을때... 그걸 잊지 않고 많이 전해주도록 노력해야겠다.


예서는 기다리던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었었다.

하느님 정말 이쁜 선물..주실거죠..? 이쁜 아가 꼭 만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고 준비하고 받은

너무 감사하고 이쁜 선물...

우리 고동이는, 하느님이 주신 깜짝 선물이었다.

처음 아이가 찾아온것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걱정도 하고 

예서보느라 힘이 들어 많이 힘겨워 하기도 하고 지쳐서 짜증도 많이 내고,

하지만 나에게 하느님이 보내주신 깜짝 선물..

아마도 열심히 잘 살고 있어서 주신 선물일거다.

그야 말로 선물같은 우리 고동이..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우리 아가와 함께하는 순간순간을 잘 기억해두고..

감사하고, 행복하게 잘 보내야지...


설령... 무슨 일이 있다할지언정, 그건 나중에 걱정해도 늦지 않으니까.

지금을 놓치지 말아야지.

present를 놓치지 말아야지 하느님께서 주신 present와 함께 말이다.



고동아... 엄마가 많이 사랑해...

아가야...잘 크거라... 건강하게... 씩씩하게...

너가 나에게 주는 무한한 에너지를 감사히 잘 사용할께..

사랑해.. 우리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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