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내 이쁜 딸들아..

외할머니가 내가 너희를 낳으니 이렇게 말하시더라.
딸을 낳아 서운하다는 말은 니가 겪은 그 모든일을 딸이 겪게 되어 그게 마음아파 나온 말이라고...

그 말이 이해가 간다.
누구와 나눌 수 없이 혼자 감당해야하는 입덧도..
내 모든 감정을 다른 누군가와 공유라며 행여 어디라도 잘못 되면 모든 것이 내탓인 것만 같은 임신기간도 그러하고..
인생 처음으로 겪는 출산의 고통도 그러하고..

비록 너는 기억하지 못할 순간이지만.
안고있으면 부서질 것만 같은
그 작은 너가 아플라치면 행여 무슨일이 있을까 발을 동동.. 긴밤 니 곁에서 쪽잠을 자며 기도를 하고
밥을 먹을때도 우는 것이 안타까와 서서 왼팔엔 너를 안고 달래며 오른팔로 서서 식은 밥을 우겨 넣는 것도 그렇고
내가 아파도 내 몸 보다는 그 아픔이 너에게 전해질까 먼저 걱정되는 것도 그러하고.

이 모든 것이 내가 그리 키운 니가 겪을 일이라 생각하니 딸을 낳아 서운 하다는 말에 어느정도 동의를 하는걸로 해야겠다.

그래도 마냥 안쓰럽지만은 않구나.

젖을 먹으며 날 쳐다보며 웃음 짓는 너..
아무 흥미꺼리도 아니게 보이는 모빌의 움직임에 따라 누워 발길질하며 옹알이는 너..
품에 안겨 머리가 흔들거리며 주변을 보겠다 고개를 가누는 너..
품에서 잠을 자다 좋는 꿈을 꾸었는지 몸이 흔들릴만큼 웃는 너..
내가 엄마라고 알아보며 안아주는 너..
엄마 사랑해라고 말하며 이쁘게 웃어주는 너..
그 어리디 어린 너가 뒤집고
처음으로 이유식을 먹으며 입을 쩝쩝 거리던 순간.
나에게 엄마라 부르고.
걷고.
그러다 넘어지고.
그러다 달리고.
그러다 뛰고.
노래하고.
춤추고.

이 모든 순간 내가 경험한 행복을 너 역시 경험함을 알게 될것이므로..
마냥 너희를 안쓰러워만은 하지 않겠고.
할머니에게도 마냥 미안히하지 않을 생각이다.

행여 너희가 복이 많아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나면 그 순간을 더 행복하게 느낄 수도 있겠고.
행여 너희가 운이 좋아 할머니 같은 시어머님을 만나면 일하면서 그 순간을 같이 느낄 수도 있겠구나.

딸아..
내 딸들아....
오늘도 너를 품에 안고 기도한다.
부디 건강하기를...
칭얼대는 너를 안고..
웃음짓는 너를 쓰다듬으며 기도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되기를.
그리고 너희가 아이를 키울때 그 기쁨과 감사함을 알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크기를..

또 다짐한다..
엄마 역시 이 초심 잊지 말고 많은 바램과 기대보다는 항상 감사하고 응원하기를..

사랑한다..
내 아가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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