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서는 저번주 수족구를 앓았고, 

이번주엔 감기를 앓고 있다.


일요일부터 열이나서 아직도 열이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

새벽에는 꼭 한번 해열제를 먹인다.

이렇게 오래 열이 난적도 처음... 걱정 또 걱정.. 


자연스레 나는 며칠째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다.


울면서 칭얼대는 예서를 안고 달래고, 

새벽엔 행여 열이 날까 노심초사..

며칠째 이어지니 몸이 녹초가 되었다.


15주 3일인 오늘,

아랫배가 묵직하다.


아침에 커피 믹스 한잔,

지금은 드립커피 몇모금을 먹고 있다.

더불어 죄책감도 함께..


입덧이 좀 잦아들자마자, 예서가 아프고.

이번주에는 친정아빠 칠순이 있어서... 순천에 가야하는데

아픈애를 데리고 갈... 엄두도 안나고,

하루만에 부디 나아주길 바라긴 하지만.. 

컨디션을 겨우 회복한 애를 데리고 가야하나.... 그것도 또 걱정..


몸과 마음이 힘든 한주를 보내고 있다.


우리 고동이..

좋은 생각 좋은 마음 좋은 것을 하고 먹고 보여주지 못하고,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만 보여주고 있다.

무척이나 감사한 아이임에도, 

그렇게 생각해주지 못하고,

그저... 내가 힘들어 나만 생각하느라. 아이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서 미안하다.

둘째라서 그럴까..?

아니면... 내 모성이 한정적인것이라 그런걸까..?

낳아보면 어떤것이 맞는지 알게 될까..?


아무쪼록... 

예서가 어서 별탈없이 낫고,

아빠 칠순에 순천도 잘 다녀오고,

입덧도 완벽하게 잘 끝나고,

일도 좀 재미나게 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책도 읽고..말이다.... 


책 많이 땡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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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넝쿨당을 보고...

30년동안 잃어버린 아들에 대한 죄책감에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설움을 당한,

윤여정의 설움을 그려낸 회차가 이번 주말에 있었다.

시어머니는 미안하다 울면서 진심으로사과하였고, 

남편은 차마 미안하다는 말은 못하고, 그저 존재에 고맙다고 울면서 꾸역꾸역 말했다.

30년의 설움을 남편 품에 안긴 윤여정이 아기처럼 울면서 이번주 넝쿨당은 끝이 났다.

보면서 내내 울긴했는데,

보고 나서도 눈물이 났다.

엄마가 생각나서...

엄마는 자식을 잃은 적은 없지만,

할머니한테, 아빠한테 설움이 많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엄마는 그 설움 꾹꾹 참고 할머니를 모셨지만,

미안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듣지 못하셨다.

그게 두고두고 속상하다고 하면서도 같이 산 정이 무서워..

돌아가신 후 엄마는 할머니를 보내느라 마음앓이를 꽤나 하셨다.


아버지..

젊은 시절 엄마를 너무 외롭게 한 우리 아버지.

나이 드셔서 7년간 몸이 아파 집에만 계시는 우리 아버지를 엄마는 간호하느라

같이 집에 갇혀계시지만,

우리 아빠는 그런 엄마를 단한번도 따뜻하게 안아주며,

수고했다고 고맙다고 한적이 없다.


아직도 기억 난다.

저녁때.... 해가 질 무렵,

불을 켜야 제대로 보이고 불을 끄면 실루엣만 살짝 보일만한 그... 화면에서..

엄마는 방한켠에서 울고 있었다.

서럽다고... 엄마 인생이...

가서 안아주고 싶었는데,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아,  우는 엄마 얼굴을 볼 자신이 없어. 

그냥 혼자 마당을 보며 앉아있었던... 그 장면..

단 한번이 아닌, 여러 장면들..

엄마의 설움이..고스란히 느껴져서..

난 꼭 내 인생을 누군가에게 희생하지 않으리라..

엄마처럼 살지 않으리라..

아주 어린시절 부터...

다짐 했었다.


엄마는... 우리가 잘 자라 큰 걱정 없이 잘 살아주어 행복하다 말을 한다.

근데, 나는... 엄마의 희생이 싫다.

내 행복이..엄마의 희생이 발판이 된것 같아.. 죄책감이 들고, 미안하고 그렇다.

엄마의 인생이 너무 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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