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마을/DayDream 2017. 11. 9. 10:35


어제 꿈에는 예전 같이 일했던 팀장이 나왔다.

11년을 같이 일했던,

나에게는 나의 미래였던, 

존경하고 좋아하고 하늘 같았던 나의 동료이자 팀장.


아침에 일어나 보니 6시가 조금 넘었다. 

아이를 재우느라 10시에 누웠는데 같이 잠이 들었다.


육아에 전념하고 회사에 다니지 않은지 만 2년이 되어 간다.


아이의 학교에서 만난 인연들과 마음을 나누고

아이의 유치원에서 만난 인연들과 일상을 나눈다.


30년동안 나는 나의 꿈을 위해 살았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공허하다.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살아왔던가... 싶어서일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유년시절에 깃들어 있을 나의 존재에 대해 안도가 있다.


주님은 늘 다 주어주신다.

생활함에 있어서 내가 더 노력을 해서 원하는 것을 얻고

노력을 해서 얻지 못한다 할지언정 좌절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내가 살면서 배운 일종의 법칙이다.



오늘은 주중에서 가장 시간이 많은 날 중 하루이다.


월요일 수요일은 오전 운동이 있고 

화요일에는 자격증 수업을 듣는다.


오늘은  집주변 도서관에서 영어 공부를 할 것이다.


걱정말자. 

조바심을 내지 말자.


행운이란 택배가 나에게 올때 나는 책상에 앉아 겸허히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다.

마치, 언제 올줄 알았던것 처럼..


그렇게 나는 나의 인생을 메꿔나갈 것이다.


AND

감성마을/DayDream 2015. 3. 27. 16:37



엄마는 같이 길을 걸을 때면 나한테 이렇게 말을 걸곤 했다.
" 자영아~ 이것좀 봐라.. 깔깔깔... 째깐한 꽃이 폈네...
  아... 이게 바로 아카시아 향이야... 좋치? "  
 
그 시절 나는 꽃이 이쁜것도 몰랐고 아카시아 향이 좋은지도 몰랐다.
소란스레 길거리에서 나에게 환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건네는 엄마가
호돌갑스럽게도 보여서 같이 길을 가던 아빠와 눈을 흘기거나 작은오빠와 놀리기도 했었다.  
 
어린시절 꽃이 필때면 알레르기가 있었다.
꽃가루 알레르기로 기억하는데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감각은 귀찮게 간지럽거나 재채기
그리고 내 기억엔 꽃을 보러 놀러간 기억이 많치 않았으니 꽃 자체에 대한 감정은 사소했다. 
 
중학시절 아빠와 새벽이면 집 뒤의 산을 탔다. 
허리수술 결과가 좋치 않았고 응급차에 실려 병원에 갔던 아빠는 한참만에 돌아왔고
끊어진 기억다음의 기억은 아빠와의 새벽 산행이다.
새벽 공기가 차서 싫었고 어둑한 산의 이미지가 무서워 자는척을 해도
새벽녘 아빠의 그림자가 양말을 신고 있는것을 감각으로 느낄때쯤 
아빠가 이름을 불러 깨우시면 대견하게도 잘 일어나 산에 갔다. 
 
그 때 아빠와 일정거리를 두고 걸으며 맡았던 습한 흙의 냄새.
계절이 바뀌면서 변하는 자연을 잠이 덜 깬 내가 걷고 느끼며 나도 모르게 산을 좋아하게 되었던 것 같다. 
 
꽃을 좋아하는 엄마는 마당에 여러 꽃들을 키웠고
아빠는 마음에 드는 꽃을 사다 집에 던져두셨다.
( 던져두었다라고 표현하는 건 키우는건 모두 엄마의 몫이었으므로..) 
 
나이가 들고
계절에 따라 주변이 급격히 변하는 것을 체감하는 때가 되니
집에 키우던 천리향이 꽃을 피워 공기의 흐름에 향을 전하면 그게 좋아 더 느끼려 크게 숨을 쉬게 변했고
새싹을 보면 나도 모르게 엄마마냥 호돌갑스러운 깔깔거림이 입에서 튀어나왔으며
길을 가는 예서와 율이를 세워 이것좀 보라고 이쁘지 않냐며 내 감정을 이입하려 한다. 
 
예서와 율이 조금 더 크면 그런 나를 보며 눈을 흘기며 놀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더 훗날 나처럼 꽃향과 꽃몽울에 환호하게 되게 될거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머리에 장미향향수를 뿌렸다.
날씨만큼 몽롱해서 기분이 좋다. 
 
봄이다.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봄처럼... 이쁜 꽃과 귀여운 새싹마냥 이쁘고 설레고 좋은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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