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이가 움직인다.

발길질이 활기찬 고동이.

이제 제법 커서 그런지 발길질을 하면 배 전체가 움직여서 곤혹...

지금은 오른쪽을 차고 있다.


엄마~ 머해!!!!! 



이틀전이었을까?

고동이에게 말을 걸었다.

신기하게도 "엄마~"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지어낸 소리일지도 모르겠다.

근데 그 순간 기분이 묘했다.


요즘 예서는 너무나 이쁘다.

말도 이쁘게 하고 떼도 많이 안부리고,

애교는 어찌나 많은지..

잘 삐지고 잘 풀어지고,

장난치는걸 너무 좋아하고,


주말을 보내고 나면, 좀 더 잘 놀아줄걸이란 후회 반.

보고 싶은 마음 반.


2년 넘게 사용하던 아이폰4를 바꿨다.

주말에 예서 데리고 뽀로로 놀이터를 갔었는데.

거기서 아이폰이 탄산수를 마시고 전사했다.

안그래도 새로운 폰을 사려고 기웃거렸는데 타이밍한번 기가막히다.


갤럭시 노트 2로 샀다.

안드로이드가 아이폰을 많이 따라잡은거 같다. ( 편리성 측면에서 )

갤럭시 노트 2를 보고 느낀거 2개.

1. 참여한 엔지니어들의 수많은 야근의 무게.

2. 아... 그들이 이걸 개발한 동안 나는 뭘했을까..


user interface측면에서도 그렇고

아이폰의 장점이던 화면 전환과 터치 반응 속도가 뒤떨어지지 않았고,

아이폰이 딱~쉽다..대신 불편한건 감수해~~~~ 란 컨셉이었다면,

안드로이드는 .... 알아서 잘 놀아~~~ 대신 잘 죽을지도 몰라~~~~ 뭐 이런거 ..

편리한 점도 있고, 

아직은 낯선 부분도 있고.


하루 정도 사용한 결과로 느낀점은.

open os의 무서움이랄까..?

폐쇄적 os의 장점을 잠식해버릴 만큼 성장한.... 

뭐 다양한 H/W도 장점일 수 있겠으나,

가지고 놀기 딱 좋게 만들어 놓은거 같다.


지원되는 기술이 많다는건 그만큼 user의 역량만큼 강력하다는 것이 되니까.


아무튼 세상의 기술은 진화하고 발전해가고 있다.

씐나라 가지고 놀다가, 

한 순간  기술자라고 칭하는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걸까 잠시 의기소침해지기도 했다. 


야근, 개발, 고민, 조율..

빡센만큼 재미도 있던 그때 그시절이 생각이 났다.


지금의 행복과는 좀 다른 성격의 행복.

나의 자존감은 아직 육아로 충족되진 못하는것 같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라도 똑바로 단단히 하자.

결국엔 지금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무슨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 자체를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AND



게으른 탓일게다.

5개월로 접어들때부터 치과에 가야지 가야지 마음속으로 다짐 다짐을 했었는데,

찬물을 들이킬때 시리고야 치과에 갔다.. 지난주... 상황..


충치가..;; 심하다고, 신경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견.

1주일동안 경과를 보고 결정하자 하셨는데, 

그 1주일이 지나 오늘 첫 신경치료를 하고 왔다.


아직도 얼얼한 마취기운 덕분에 아픈지 아닌지는 모르겠고

차 마실때 입이 제대로 안 오므라진다.;


고동이가 제법 컸나보다.

고동이의 움직임에 따라 움찔움찔..


임신기간이 아무리 신비의 기간이고 소중한 기간이라 할지라도,

솔직히 임신을 한 당사자에겐 참 고된 기간임은 틀림없다.

호르몬이 바뀌고, 

체형이 바뀌고,

피가 늘고,

혈액 순환이 안되고,

골반이 벌어지고,

숨이 차고,

게다 난 입덧도 심했고...

그 변화가 한순간 바뀌는 것이 아니기에 견딜수 있을것이다.


아무튼 수고스러운 임신기간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태동이다.

태동을 느낄 때면, 눈을 감고 손을 배에 댄다.

내 아이가 내 안에 있구나.

내 아이가 내 안에서 나를 만지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한도끝도 없이 편안해진다.


감히 말하건데 이건 엄마의 특권이라 할 수 있겠다.

임신을 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


예서때는 마냥 그 기간이 너무 힘이 겨워 지금처럼 집중은 못했던 것 같다.

고동이는 아빠와 예서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늦은 퇴근을 한 신랑과 짧은 대화를 하는 늦은 밤.

며칠동안 통계를 내본 결과 그 시간에 태동이 참 강하다.

자다 깨건 깨어있건...

아빠와 이야기를 하면 마치 퇴근한 아빠를 아는채라도 하는 냥..

움찔거리며 알아달라 태동을 한다.

신랑이 배위에 손을 올려놓고 "움직이네~" 란 말을 하면

그 순간은 참 아늑하니 행복하다.


예서를 재울때도 마찬가지다.

퇴근하고 씻기고 재우기 전 잠깐 놀아주는 그 순간

예서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에 맞춰 고동이는 같이 움직인다.

예서의 목소리를 알아듣는것 마냥..


통계적으로 봤을때 그떄의 태동이 가장 쎈거 같고, 

앉아있을떄는 주로 방광을 차면서 논다.

갈비뼈쪽도 한번 눌렀다가... 옆구리도 찼다가.

지금 크기엔 배에서 돌면서 노는게 가능하다고 하니..

여기저기 찔러보며 노는 것 같다.


지난 주 예서에게 친한 언니들이 물었다.

" 예서야.. 예서는 누굴 닮아 이렇게 이뻐? 누구 닮았어? "

빙구웃음을 짓는 예서가 답했다.

" 예서는 아빠닮고 고동이는 엄마 닮았어~ "


고동이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예서와 닮았을까?

이 아이는 어떤 성격일까.?

이 아이는 어떤 색을 좋아할까?

예서처럼 노란색을 좋아할까? 아니면 다른 색을 좋아할까?

밥은 잘 먹을까? 아프면, 예서 마냥 목이 부을까?

노래부르는걸 좋아할까? 

예서처럼 말이 빠를까?


처음엔 고동이란 태명조차 입에 붙지 않고 좀 낯설기만 했는데..

지금은 궁금한게 하나씩 많아진다.


어떤 기분일까?

예서만큼 사랑스럽게 그 아일 안을 수 있을까?

예서를 만나고 키울때 느꼈던 그 큰 감동을 또 느낄까?

그 사랑이 두배가 되어 난 행복할까?


고동이가 나에게 찾아오고,

그런 고동이를 입덧할때, 예서 마음받아주는 것이 힘들때,

퇴근하고 나서 몸이 너무 힘겨울때, 

내가 힘이 든다며 원망 비슷한 것도 했었었는데,


무더웠던 여름이 가고 찬바람이 불며 내 입덧도 사라지고,

찬바람이 불며 찾아왔던 임산부 우울증도 겨울이 다가오면서 사라지고,

지금은, 

이 찬 계절의 끝에 만날 고동이가 궁금하고 또 궁금하다.


예서와 고동이..

나는 그간 둘째 엄마가 되기 위한 마음을 갖기 위한 과정을 겪었나보다.

임신기간은 그렇다.

아이를 생물학적인 장기를 생성하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부모가 되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는 시기...


고동아 엄마도 열심히 준비하면서 크고 있을께.

너도, 잘 크고 있거라..

너의 태명이 단단하고, 이로운 사람이니까. 

건강하니 잘 커서 엄마 만나자... 

지금도 방광차는 고동이..

사랑한다.... 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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