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나는 병원에 누워있었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 6명이 커텐을 치고 조그만한 침대에 누워

새로 산 핸드폰으로 대선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그러다 잠이 오면 자고

그러다 밥시간이 되면 밥을 먹고

그러다 예서생각에 울쩍해지면 울고

그러다 뱃속 고동이 생각에 울음을 참고

그러다 다시 핸드폰에서만 느껴지는 세상을 느끼고

대선을 보며 분노하고 희열을 느끼고 지지하고 응원하고

그 기간.. 때마침 외국 출장을 간 신랑을 그리워 하고

혼자서 그 시간을 보냈다.


일을 하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돌잔치 돌상을 어떤걸로 할지 알려달라고..

예서 돌잔치때... 3시간동안 10kg 넘는 예서를 안고 손님을 맞이하고 인사하고

행복해서 하루 내내 보내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며칠을 앓았다.

그때 아이아빠와 둘째는 돌을 하지 말자했는데

간단하게 가족만 불러 소소하게 밥만 먹자고.

그러다 어차피 친한 친구들 부를테니 조그만곳에서 걍 친한사람만 부르자고,

그러다 이사람 부르고 저 사람 부르다 보면 너무 좁아 불편하니 조금 넉넉한 홀로 바꾸자고

그러자고 하니..

그냥 돌잔치가 되어버렸다. 


사진 40장을 골라보내주라고 했다.

카스에 올려져 있는 사진을 한번 훑어봤다.


고동이를 알게 된 날.

입덧.

조산기

병원

율이 만난 날

조리원

50일

100일

카스에 아직도 사진으로 멈춰진 순간

나는 웃고 

예서는 여전히 개구지고

율이는 지금보다 한없이 어리다.


율이보다 조금 큰 예서가 있고

지금 율이는 그때 조금큰 예서만큼 커가고 있다.


지나간 시간을 어떻게 붙들수 있을까?

그 시간 나는 참 행복했노라.

그 행복에 너희와 함께 있어 눈이 시리고 코끝 찡하게 고맙노라.

예서란 봄을 만나

예율이란 꽃을 피웠으니

너희에게 받은 사랑과 

내가 가질 수 있었던 사랑이 고맙고 신기하고 벅차서

마음이 뜨겁다.


이런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나에게 찾아와주고

건강하게 만나주고

건강하게 커주고 있으니

이런 내마음 나도 잊지 않고

앞으로 너희에게 나의 욕심을 채우지 않고

너희의 마음으로 채우길 나역시 항상 노력할께.


고마워 내 아가들..

부족한 나에게 와줘서.

그 밝고 이쁜 얼굴로 

그 조그맣고 사랑스러운 입으로 

나에게 엄마라고 불러줘서.


사랑해 내 아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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