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30분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음악을 틀어놓는다.

예약 걸어놓은 밥솥에서 밥하는 소리가 들리고

어제 밤에 끓여놓은 국을 데운다.

커텐을 치고 보니 오늘은 맑으려나 보다. 


갈아놓은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예서랑 율이가 깨기전까지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고 

어제 읽다만 책을 읽는다.


7시

오빠가 일어나 씻는다. 

밥상 차릴 준비를 한다.

따숩게 계란말이도 했다. 


7시 반

오빠가 씻고 준비하는 동안 예서와 율이를 꺠운다.

넷이 식탁에 앉았다.

간소하지만 적당하다.


8시 

오빠가 출근을 한다.

예서가 유치원에 갈 준비를 한다.

옷을 고르고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한다.


9시

예서 손을 잡고 율이 손을 잡고

예서 유치원에 데려다 준다.

점심 먹고 보자~

꼭 한번 안아주고 집으로 향한다. 


봄볕이 따숩다.

율이가 놀이터로 뛰어간다.

그네 한번 타고 미끄럼한번 타고

들어가서 엄마 청소해야한다며 손을 끌고 들어온다.


10시 반

청소를 한다.


1시 

점심은 뭘 한다..

율이랑 점심에 국수를 해먹었다.

포크질을 제법한다.


점심을 치우자 예서를 데리러 갈 시간이 되었다.

예서를 데리고 가고 돌아오는길에 놀이터를 들렀다.

예서랑 율이가 손을 잡고 뛰어다닌다.


4시 

돌아오는 길에 저녁할 거리를 사러 아파트 마트에 들렀다.

예서랑 율이가 과자를 하나씩 들고 

나는 장을 봤다.

가지를 굽고 시금치를 무쳐먹어야지..


저녁을 하기전까지 간식으로 과일을 주었다.

둘이서 눈을 마주치며 깔깔거린다.

애들 방에 가서 둘이 놀고 있다. 


6시 

저녁을 한다.

숫가락 놓기는 예서 몫이다. 

다 먹은 그릇은 정리해서 싱크대로 넣고 잘먹었습니다 서로 인사한다.

저녁을 먹이고 씻기 놀이를 했다.


다 씻고...옷도 갈아입고

책을 읽는다.


8시..

책을 읽고 있는데 오빠가 퇴근했다. 

늦은 저녁을 차려주었다. 


아이들과 오빠가 조금 같이 놀았다. 

불을 껐다. 

9시 30분..


하루 일과 이야기를 조금 하고

까불더니 10시에 예서가 잠이 들었다. 


애들이 놀아놓았던 장난감을 치우고 

거실 불을 끄고 스탠드를 켰다.

널어놓은 빨래를 개고 

책을 조금 읽고 

인터넷을 조금 하고

오빠랑 이야기도 조금했다.


12시 

침대에 누웠다. 

졸립다. 

알람을 6시30분에 맞췄는지 다시 확인해보고 잠이 든다.  



이렇게 살아보고 싶다.

이렇게 

조금 천천히 

내 아이 크는 것을 바라보면서 

조금 천천히 살아보고 싶다.


바쁠것 같지만 바쁘지 않게

바쁘지 않을 것 같지만 바쁘게

그렇게 살고 싶다고 

내내 생각해 왔었던 것 같다.


욕망에 솔직해져보니 

그렇게 인정해보니 

마음이 수월해졌다.


내가 놓은 만큼

내 결정으로 많은 것이 바뀌고 

살아가면서 후회란걸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 당장의 결정은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것 만큼의 핑크빛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자신도 없다.

그래도 해보고 싶다.

지금 밖에는 못할 이 생활을 말이다.


적어도 매일 퇴근하며 죄책감으로 마음이 몸보다 먼저 집으로 뛰어가는 일은 

이젠 그만하고 싶다... 

부디 내 환경이 그렇게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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